2018년 2월 21일, 유네스코 회관에서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관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2018 국제 모국어의 날 및 방글라데시 언어 순교자의 날(방글라데시 언어 운동 기념일)을 기념하여 포럼을 공동 주최하였다.
아비다 이슬람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는 포럼에서 모든 모국어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추가적인 정보를 얻고자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관에 위치한 이비다 아슬람 대사의 사무실에 방문하였다.
Q: 방글라데시와 한국은 지배와 해방이라는 비슷한 역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한국만의 방식으로 독립을 기념하는데, 이렇게 기념비적인 날이 방글라데시에서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궁금합니다.
A: 대한민국은 방글라데시의 좋은 친구입니다. 저는 우리 두 국가의 역사적 배경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공통점들을 발견했습니다. 우선 한국과 방글라데시는 모두 3월에 독립기념일을 기립니다. 3월 1일은 한국의 독립 운동 기념일이고, 방글라데시의 경우에는 3월 26일이 국경일이자 독립기념일입니다.
둘째로,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한국은 지배 세력과 맞서 싸워야 했습니다. 비슷하게 1971년 3월 25일, 당시 동파키스탄(현 방글라데시)에서 무방비 상태로 잠들어 있던 방글라데시인들이 집단 학살당한 후, 국부 방반두 셰이크 무자부르 라흐만은 1971년 3월 26일 방글라데시의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그 날부터 방글라데시의 용맹한 자유의 전사들은 방반두 셰이크 무자부르 라흐의 이름으로 파키스탄 지배 세력에 저항하기 시작했고, 장장 9달에 걸친 핏빛 해방 전쟁 이후인 1971년 12월에 독립을 쟁취했습니다. 이 날 우리는 국부에 의해 선언된 국가의 독립을 기념하며 희생당한 3백만 명 이상의 무고한 시민들과 모든 용감한 자유의 전사들, 그리고 우리의 해방 전쟁 동안 유린당한 20만 명 이상의 여성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Q: 방글라데시는 유네스코에 의해 지정된 국제 모국어의 날인 2월 21일에 ‘방글라데시 언어 순교자의 날’ 또는 ‘언어 운동 기념일’을 기념하는데, 이 기념일이 방글라데시 사람들에게 어떤 특별한 의미이며 어떻게 기념하나요?
A: 방글라데시에서 2월 21일은 amor ekushey 또는 shasheed dish라고 불리며, 전 세계 242만 방글라데시어 사용자들의 삶에 중요한 날입니다. 이 날이 유네스코에 의해 국제 모국어의 날로 영광스러운 인정을 받기도 전인 지난 66년간,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자신이 어디에 살고 있든 이 날을 언어 순교자의 날로 기려왔습니다. 이 날 우리는 1952년 2월 당시 파키스탄의 국어를 방글라데시어로 만들기 위한 언어 운동에 목숨을 바치고 전사한 영웅들을 기리고 추모합니다.
유네스코는 언어 다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1999년 11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결의안을 통해 매년 2월 21일을 ‘국제 모국어의 날’로 선포했습니다. 2000년부터 ‘국제 모국어의 날’은 이해, 관용, 대화에 기반한 언어 다양성과 다원적인 문화 전통을 촉진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매년 기념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날을 기림으로써 모든 언어에 대한 존중을 표합니다. 우리는 방글라데시어를 소중히 여기려 노력해왔고, 다른 모국어들 또한 우리의 언어만큼 중요함을 알고 있습니다. 언어는 단순히 문자와 소리가 아닙니다. 언어는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며, 앞으로 사람들이 가야 할 길을 보여줍니다. 불행히도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7천 개의 언어들 중 거의 절반이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 있고, 일부 언어는 이미 소멸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방글라데시에서 2월 21일은 해외 주재 방글라데시 공관을 포함한 모든 정부 및 민간 건물에 국기가 반나절 동안 게양되는 공휴일입니다. 흑백으로 차려 입은 각계각층의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프라밧 페리’(아침 행렬)라고 알려진 느린 행렬에 참여하여 순교자들에게 헌화하기 위해 ‘샤히드 미날’ (언어 순교자 추모비)로 갑니다. 방글라데시에서 ‘알파나’로 알려진 특별하고 다채로운 색의 모티브가 길 위에 그려집니다.
2월 21일 자정 1분 후 방글라데시 대통령은 언어 순교자들에게 헌화하며 경의를 표하고 총리, 내각 구성원, 다카(방글라데시의 수도)의 외교 공동체 구성원, 정치 지도자, 다양한 기관 및 조직의 대표자 등이 그 뒤를 잇습니다. 2월 21일 하루 동안 사람들은 추모비를 방문하여 순교자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아비다 이슬람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는 “대한민국은 방글라데시의 좋은 친구다. 한국-방글라데시 두 국가의 역사적 배경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공통점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Q: ‘언어 순교자의 날’에 대한 설명이 한국의 독립기념일을 떠오르게 하는데요, 이제 한국과 방글라데시 두 나라의 영어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한국 학생들은 영어를 배워야 한다는 많은 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에서의 영어 교육은 어떤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A: 방글라데시는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 생활을 시작 할 때부터 영어를 배웁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특히 시골 지역은 수준 높은 영어 교사의 부족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고군분투는 한국의 양상과는 살짝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영어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영어를 배우는 것이 해외에서 더 높은 수준의 학업, 취업 그리고 다른 나라와의 소통을 하는 데 학생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준다고 믿습니다.
Q: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대사님의 한국에서의 생활에 대해 여쭙고 싶은데요, 지금까지 경험한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제가 한국에 도착한지 벌써 거의 5달이 다 되어가네요. 저에게 한국은 꽤 기분 좋은 나라였습니다. 제가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 모두들 저를 정말 환영해줬고, 사람들의 행동에서 온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를 놀라게 한 것은 불과 30년밖에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이 나라가 일궈 낸 경이로운 사회 경제적인 발전이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시간을 아주 잘 엄수합니다. 또한 한국인들은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며 일을 체계적으로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한국이 방글라데시처럼 가족 중심 사회라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이곳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결혼과 가정생활에 대해 다른 관념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가족 중심의 사회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Q: 한국 청소년들에게 특히 모국어의 중요성에 대해 해 주실 말씀이 있으실까요?
A: 저는 한국 학생들에게 우선 모국어를 정확히 배울 것을 제안합니다. 외국어는 국제 사회에서 소통을 위한 중요한 도구지만, 어떤 나라든지 간에 모국어는 국가의 역사, 문화, 전통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의 중요성을 가집니다. 전통을 보존하는 것은 우리의 근원을 규정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의 문화적 특성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모국어의 존엄성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희생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후손으로서, 우리는 마땅히 존경과 명예를 가지고 그 유산을 보존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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